이 글은 한 대안학교 홈페이지에 있던 글을 스크랩하였습니다.
- 본 문 -
대안학교 학생 여러분, 그리고 실례지만 선생님 여러분.
저는 이 학교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고등학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여러분이 필요하고, 또 여러분을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사용이 자유로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틈을 내서 들어가볼 시간이 있으시다면,
아니면 적어도 주변 소식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신다면.
지금 가장 큰 이슈이면서도 제일 은폐되어지는 문제가 무엇인지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강정마을 문제입니다.
정부에서는 지금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서 제도도 강정마을 앞 바다에 있는 구럼비 바위를 폭파하고 있습니다.
구럼비 바위에 대한 가치는 의견이 분분하고 있지만,
그 바위 1km 근처에 있는 범섬이 멸종위기생물 서식지라는 점은 간과할 수 없습니다.
1km 떨어져 있다고 설마 피해를 받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이 공사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어떠한 동의를 받은 것도 아니며,
현재 공사 예산이 삭감된 상태이고, 또 설계에 문제점이 드러났으면서도 강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운동가들, 심지어 제주도 자치단체에서도 \'공사를 중지하라, 진행하더라도 제대로 된 재검토 후에 진행하라.\' 라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여기에 조차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렇게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계속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4월 총선에 흐지부지되기 전에 일단 폭파시켜 놓고 빼도 박을 수도 없는 상태를 만들어버리자는 내재된 목표는 더더욱 옳지 않습니다.
또 공사를 반대하면 국가안보를 무시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빨갱이다. 이런 유치하고 일차원적인 단언 역시 옳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누가 정부에게 바위를 폭파할 권리를 주었나요? 적어도 정부 그 자신은 아닙니다.
위와 같은 문제를 받아들이는 마음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괜히 저만 심각한 것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여러분, 여러분들은 대안학교 학생들입니다.
대안학교가 어떤 곳입니까?
그저 학교로부터의 대안만 찾은 곳입니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아니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학교 뿐만이 아니라, 가정의 대안, 사회의 대안, 나라의 대안, 세계의 대안.
이 모든 것의 대안을 추구하는 곳이, 이 모든 것의 대안을 찾을 수 있는 학생을 만드는 곳이, 대안학교 아닙니까?
여러분, 대안은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바로 현재의 나, 우리, 사회에서 대안을 찾는 것, 그리고 그 대안을 실현시키려는 움직임이 바로 대안 그 자체입니다.
대안학교 학생이라시면, 여러분이 정말로 진정으로 대안을 추구하시는 분들이시라면.
움직여주십시오.
하나의 움직임이 모여서 세상을 바꿉니다.
비록 그 움직임이 설령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자체가 의미있습니다.
적어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훗날 정부를 비판하는 것보다는 났겠지요.
여러분, 제주도에서 들려오는 여러 사람들의 마음의 아픔, 사회의 아픔, 바위의 아픔.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으십니까?
강정을 살려달라, 바위를 살려달라, 자연을 살려달라. 울부짖는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셨습니까?
들리지 않으신다면, 들어보시지 않으셨다면.
들어주십시오.
그리고 움직여 주십시오.
언제까지 학교에서만 대안을 찾고 계실 겁니까.
대안학교 학생 여러분.
이제는 움직이셔야할 때입니다.
***
움직이기로 결심하셨지만 어떻게 움직여야 할 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집시법은 2인 이상이 같은 내용으로 모였을 때 적용됩니다.
1인 시위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이유로 합법입니다.
1인 시위는 한명이 같은 내용을 주장하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20m 이상 떨어져서, 정부 기관에서 100m 이상 떨어지면 성립됩니다.
대학교 앞이나, 지하철 역, 번화가에서 1인이 피켓을 들고 무언평화시위를 하는 겁니다.
한 명만 있다면 초라하겠지만 그 한 명이 여러 군데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나온다면요?
또 서로 간에 30m 정도씩 떨어져서 주요 도로 인도에 서있다면요?
대안학교 학생 여러분 좀 움직여주세요.
이건 저를 위해서도, 시위하는 많은 분들을 위해서도 아닙니다.
제가 여기에 글을 쓰는 이유는, 저 자신에게 떳떳하기 위해서입니다,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들도 움직이는 것이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라면, 그렇게 해주십시오.
이상입니다.
미흡한 호소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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